
제주도는 '그냥 한번 가보는 곳'이 아니다

1. 제주 공항에서 렌터카 없이 버티는 법 (그리고 그 한계)
렌터카가 없으면 제주도를 제대로 못 본다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제주 국제공항에서 나오면 바로 렌터카 업체 셔틀 줄이 20개는 되는 것 같아요. 가격은 경차 기준 하루 35,000원에서 시작하는데, 성수기(7~8월, 설·추석 연휴)에는 거의 두 배로 뛰어요. 제가 갔던 4월 중순은 비성수기여서 하루 42,000원짜리 소형차를 빌렸는데, 아마 5월 연휴엔 그 가격이 안 될 거예요. (확인 필요) 근데 만약 렌터카 없이 다닌다면? 제주 시내, 그러니까 제주 시청·탑동·칠성로 일대는 버스로 충분해요. 간선버스 1번, 2번, 360번 노선이 공항부터 시내 주요 지점을 연결하고, 기본 요금은 1,200원. 서울 지하철보다 싸요. 근데 문제는 서귀포나 동쪽 해안(성산, 구좌 쪽)으로 넘어가면 버스 배차 간격이 40분에서 1시간이에요. 기다리다 지쳐서 결국 택시 잡게 되는데, 공항에서 성산일출봉까지 택시 타면 4만 원 이상 나와요. 그러면 그냥 렌터카 빌리는 게 낫죠. 결론은 아니고, 제 생각은: 이틀 이상이면 렌터카, 제주 시내만 하루 본다면 버스와 걸어 다니기로 충분해요. ---2. 제주 동쪽: 성산과 구좌, 어느 쪽을 먼저 갈까

3. 제주 서쪽: 애월, 그리고 협재 해변의 진짜 색깔
애월읍은 이미 '핫한 동네'라는 말이 식상할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해안도로를 따라 카페가 줄지어 있고, 주말엔 주차 전쟁이에요. 근데 그 안에서도 찾으면 찾아지는 게 있어요. 저는 애월 구시가지, 그러니까 해안도로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간 골목에서 오래된 정육점 옆에 있는 작은 빵집에 우연히 들어갔어요. 크림치즈 소보로 2,800원. 오전 10시에 이미 네 종류밖에 안 남아 있었어요. 참, 현금만 받아요. 협재 해변. 제주에서 바다색이 가장 예쁜 곳 중 하나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저는 동의해요. 근데 그 색깔, 오후 2시랑 오전 8시가 완전히 달라요. 늦은 오후에는 광량이 바뀌면서 파란색이 초록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데, 그 타이밍을 놓치면 아쉽더라고요. 참고로 협재 해수욕장 입구 주차비는 1,000원 (소형 기준), 여름엔 혼잡하니까 아침 일찍 가는 걸 추천해요. 비양도 배편이 협재 선착장에서 출발하는데, 왕복 10,000원. 섬에서 섬으로 가는 거니까 저는 그냥 지나쳤는데, 그게 좀 후회됐어요. ---4. 제주 음식: 흑돼지, 갈치, 그리고 아직도 모르는 것들

5. 제주에서 카페 고르는 나만의 기준
카페 이야기 없이 제가 제주 기사를 쓸 수는 없어요. 제주엔 카페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감각적인 공간도 많고, SNS용으로만 설계된 것 같은 공간도 많아요. 저는 보통 세 가지를 봐요. 첫째, 창문이 크고 자연광이 들어오는가. 둘째,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의 가격이 6,000원 이하인가 (7,000원 넘어가면 왜인지 기분이 이상해짐). 셋째, 배경음악이 너무 크지 않은가. 이 세 가지를 다 만족한 곳을 제주에서 두 곳 발견했어요. 하나는 제주시 삼도동 골목 안쪽에 있었고, 하나는 서귀포 보목동 바다 근처였어요. 둘 다 아메리카노 5,000원. 둘 다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가 가장 좋은 자연광이었고, 둘 다 인스타그램에 거의 없었어요. 근데 이상하게도 그 카페들에 대해 너무 자세히 쓰고 싶지 않아요. 글로 써놓으면 뭔가 달라질 것 같은 기분. (이게 크리에이터로서의 모순인 건 알고 있어요.) ---다음에 제주 갈 때 저는 뭘 다르게 할까요


